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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샤니 공장 안전교육 ‘스트레칭·구호제창’이 전부 등록일 2023.11.02 13:56
글쓴이 한길 조회 364
SPC그룹 계열사 샤니 성남 제빵공장의 안전보건교육이 형식에 그친 정황이 드러났다. 일괄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으로 교육이 이뤄져 실질적인 안전교육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전교육 보고서 3건 ‘동일 내용’
형식적 TBM에 그친 듯 “내용 부실”

21일 <매일노동뉴스>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요구자료에 따르면 샤니측은 ‘금번 끼임사고 관련 안전수칙 교육결과 보고서’로 올해 7월 진행한 ‘안전보건교육 실시 보고서’를 세 건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교육장소에 ‘현장’, 교육구분에 ‘정기’라고 적혀 있다. 주간 작업조가 출근하면 약 10~13분간 교육이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 13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문제는 교육내용이다. 보고서에는 △작업 전 5분 스트레칭 △위험예지훈련 실시방법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 이행가이드 △7대 안전수칙 구호제창이 ‘7월 정기 안전보건교육’으로 기재됐다. 보고서에는 직원들이 허리를 굽히고 스트레칭하는 모습이 담겼다. 교육내용은 보고서 세 건 모두 동일했다.

완전히 똑같은 교육내용은 형식적인 교육으로 볼 여지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안전보건 전문가 A씨는 “안전보건교육 보고서는 어떤 내용으로 했는지 매일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적어야 한다”며 “그런데 샤니 보고서를 보면 손가락 끼임사고 등이 여러 번 있었는데도 ‘협착사고 예방방법’ 등의 문구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구호제창 내용 등 자세한 교육내용도 부실하다고 꼬집었다.

샤니 안전보건교육이 형식적인 ‘TBM(Tool Box Meeting)’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TBM은 작업 현장 근처에서 작업 전에 관리감독자를 중심으로 작업자들이 모여 작업 내용과 안전작업 절차 등을 확인하고 의논하는 활동을 말한다. 관리감독자들이 10~15분간 작업내용과 절차를 확인해 유해·위험요인과 안전조치를 노동자들에게 이해시키는 절차다. 주로 작업 전에 실시하는 브리핑이나 안전점검회의, 조회 등이 TBM에 해당한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올해 2월 발표한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 가이드’에서 TBM의 효과를 보려면 철저한 ‘위험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특히 위험한 작업 분야가 있거나 공정이 수시로 변경되는 경우 매일 TBM을 실시하도록 했다.

샤니에 “자기규율 예방체계 구축” 맡길 수 있나

샤니가 낸 보고서 내용만으로는 노동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의 핵심 내용인 ‘자기규율 예방체계 구축’을 충분히 이행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는 노사가 함께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개선대책을 수립·이행하는 제도가 정착하면 재해감소로 이어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샤니 교육이 전형적인 형식적 TBM이라고 지적했다. 박다혜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는 “야간노동을 수반한 상시적인 장시간 노동을 하는 사업장에서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의무를 이행했는지는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익찬 변호사(공동법률사무소 일과사람)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TBM이 안전교육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은데, 작업시 위험내용이 자료에 없어 실질적 교육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매일노동뉴스>에 “법적 안전보건교육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센터장과 팀장이 별도 안전교육을 시행했다”며 “올해 4~5월에는 센터장이, 6월에는 팀장이 주 1회 10분가량 교육을 실시하고 직원들의 서명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홍준표 기자 forthelabor@labortoday.co.kr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