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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황을 누리는 반도체 회사의 하청업체들에서 사업주가 근로기준법상 의무를 회피하려고 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꾸미는 ‘가짜 3.3% 계약’이 만연한 것으로 고용노동부 감독 결과 드러났다. 노동부는 19일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일까지 진행한 ‘가짜 3.3% 위장 고용 의심 사업장’ 108곳에 대한 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가짜 3.3% 계약은 노동자가 사업주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하는데도, 근로소득세나 4대보험 납부 등 의무를 피하기 위해 노동자를 사업소득자로 위장해 사업소득세 3.3%를 원천징수하는 계약 형태를 말한다. 이번 감독은 국체청의 사업소득세 납부 신고 내역을 토대로 근로소득자는 5명 미만이지만, 사업소득자 합산 땐 30인 이상인 사업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감독 결과를 보면, 가짜 3.3% 계약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업체들은 숙박·음식업(39곳), 도·소매업(13곳) 등 서비스업에서 많았지만, 제조업도 16곳이나 됐다. 감독대상 108곳 가운데 72곳에서 노동자 1126명은 근로기준법상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용해야 하는 주휴·연차·초과근로수당 등 총 6억8500만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업체 공장 설비 유지·보수 2차 하청업체도 포함됐다. 해당 업체는 노동자들에게 초과근로수당은 제대로 지급하면서도, 137명 가운데 136명의 4대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도급 계약 때 인건비 책정액수가 낮다”는 이유였다. 해당 반도체 업체에서는 2차 하청업체 35곳 노동자 1300명이 4대보험 가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노동부는 “원청과 1·2차 하청업체 논의를 통해 전원 (4대보험) 가입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감독 대상이 된 한 자동차 부품업체의 하청업체는 노동자에게 임금 실수령액이 높다는 사실을 제시하면서 3.3% 계약을 유도해 주휴수당 6400만원을 체불했다. 청년노동자를 고용하는 베이커리 카페도 계약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노동자 17명 중 9명에게 3.3% 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업체는 지점 두 곳에 별도의 사업자 등록을 내면서, 각 지점의 근로소득자를 4명으로 하고 나머지는 사업소득세 신고를 했다.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해 초과근로수당(1200만원) 등을 지급하지 않을 목적이었다. 노동부는 4대보험 미가입자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에 통보해 고용·산재보험에 직권가입하게 하고, 과거 보험료 미납분에 대해 과태료 처분할 방침이다. 또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로 잘못 신고한 데 대해선 국세청에 통보하기로 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임금체불이 절도라면 가짜 3.3 위장 고용은 탈세이며, 이러한 노동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 비정상의 정상화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부처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가짜 3.3에 대한 철저한 감독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러 업종에 3.3% 계약이 만연한 데 대해 노동부의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3.3% 계약 문제를 공론화했던 권리찾기유니온은 이날 논평을 내어 “일부 의심 사업장만을 골라 적발 건수를 조금씩 늘리는 방식으로는 거대한 위장 고용의 파도를 막을 수 없다”며 “정부는 산업 현장의 불법적 위장 고용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즉각 산업별 전수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출처 : 4대 보험료 안 내려고…반도체 하청업체서도 ‘가짜 3.3%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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