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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안부 정년연장 ‘선별고용’ 현실화 등록일 2025.02.18 10:13
글쓴이 한길 조회 60

면접평가 결과 탈락자 발생 … 고용연장해도 임금은 그대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지부가 지난 2일 서울시청 앞에서 개최한 2024년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안부도, 대구시도 결정했다! 정년연장 즉각 시행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공무직의 고용을 65세까지 연장하기로 한 행정안전부 조치가 ‘선별적 고용연장’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행안부가 선별을 통해 노동자들을 고용연장에서 탈락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심사 기준이 타당하지 않은 데다 고용을 연장해도 임금이 오르지 않아 노동조건을 후퇴시켰다는 반발이 나온다.

5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행안부는 만 60세로 정년이 도래하는 공무직을 대상으로 정년연장 심사 절차를 마쳤다. 면접을 실시한 뒤 건강검진을 하는 방식인데, 면접에선 업무수행 역량·조직 적응력·소양과 자질·직무 기여도를 평가했다.

4명의 면접위원 중 2명이 평가요소 중 2개 이상을 ‘하’로 평정하거나, 2명이 동일한 평가요소를 ‘하’로 평정하면 탈락하는 구조다. 면접위원은 행안부 관계자 2명과 행안부가 위촉한 전문가 1명, 교섭대표노조 노동자 1명으로 구성됐다. 면접 결과 정년연장 대상자 중 15명 중 2명이 탈락했다.

“사실상 행안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게 노조의 평가다. 윤석기 공공사회산업노조 과천청사관리지부장은 “사측 입맛대로 노동자들을 고를 수 있는 (기준과 면접위원 구성인) 거고, 소양과 자질은 주관적인 것 아니냐”라며 “노조간부도 떨어져 노동자들은 부글부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근무성적평가 결과와 당해연도 건강검진 결과서, 최근 3년간 병가사용 내역, 상훈·징계·복무자료 등도 공무직들에게 제출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에서 떨어진 김광용 세종청사관리지부장은 “어깨 관절이 아파서 병가를 냈는데, 미화노동자들은 어깨 문제로 병가를 대부분 간다”며 “사측의 주관적인 평가로 탈락한 것이라 생각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면접에서 합격해도 60세부터는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도 논란이다. 행안부 공무직의 임금은 근속연수를 기반으로 하는 단계급과 직무에 따른 직무급으로 구성된다. 윤 지부장은 “행안부는 고용연장을 한 후에는 ‘현재 (호봉과 직무급) 등급을 승계해서 간다’고 한다”며 “임금이 안 오르는데 정년연장이 무슨 의미가 있나. 직무급이 가장 낮은 1급인 미화노동자들은 더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부처·지자체에서도 정년에 도래한 조합원들의 정년연장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년연장을 요구하며 경찰청과 교섭 중인 정지한 경찰청주무관노조 위원장은 “심사도 하고 뽑는 비율도 정한다면 정년연장이 아니다”라며 “쟁의행위 각오도 돼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공공운수노조 자치단체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조합원 요구가 높아져 정년연장이 내년 공통요구안으로 안 들어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임금개악과 맞물리지 않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강한님 기자 ssen@labortoday.co.kr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