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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성 육아휴직자 50% “눈치보였다”…12개월 넘게 사용 7.6%뿐 등록일 2024.10.28 14:40
글쓴이 한길 조회 575

‘집 밖에서 일하는 남자. 집 안에서 살림하는 여자.’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3년 육아휴직자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 현황’을 보면, 이런 말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나 통하던 철 지난 통념이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직장인은 모두 12만6천명. 이 가운데 남성 비율은 28.0%, 여성 비율은 72.0%였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육아 책임이 7 대 3 비중으로 여성 쪽에 더 많이 쏠려 있는 셈이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대통령의 선언적 발언과는 달리, 우리 사회의 여전한 성역할 고정관념이 성평등 사회로 가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세계 여성의 날’을 이틀 앞둔 6일 공개된 한겨레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여성위원회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다수의 남성들은 성역할 고정관념에 바탕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육아휴직 신청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육아휴직 사용 경험이 있는 남성 노동자 1720명을 대상으로 1월16일부터 2월3일까지 3주간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4명(40.5%)은 ‘배우자와 육아 부담을 나누기 위해서’ 육아휴직을 사용했다고 답변했다. 그다음으로는‘아이를 돌볼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14.9%)라는 이유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23.4%)라는 답변이 더 많았다. 설문을 분석한 정경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육아돌봄에 대한 성평등 의식과 일·가정 균형에 대한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2명 중 1명(50.1%)꼴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모두 언제든지 (육아휴직) 신청은 가능하지만 부담을 느끼거나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육아휴직을 1~3개월밖에 사용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35.1%로 가장 많았고, 12개월을 초과해 사용했다는 비율은 7.6%로 가장 적었다.

그럼에도 육아휴직 사용 만족도는 10명 중 9명꼴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응답자 94.0%는 ‘육아휴직 사용 기간 중 가사 분담에 대한 갈등이 줄었다’고 답변했고 ‘휴직이 끝난 뒤에도 부부간 의사소통 등 가족관계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도 92.8%에 이르렀다. 특히 93.6%는 ‘육아휴직 사용 후 가사노동, 자녀 돌봄을 남성도 당연히 같이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답했다.

정 연구위원은 “육아휴직 제도가 가정과 직장에서 성평등이 이루어지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 처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3123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