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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동인력 절벽 코앞…유학생 구직비자 만들어 외국인재 수혈을 등록일 2024.06.12 08:50
글쓴이 한길 조회 42
◆ 인구위기 대응 ◆

외국인 유학생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을 늘리고 구직 비자를 만들어 외국인력이 더 많이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는 정부 자문기구의 제언이 나왔다. 저출생 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현실에 대응해 외부에서 고급인력을 수혈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저출생 관련 현금성 지원을 통폐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재정부 자문기구인 중장기전략위원회는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미래전략포럼을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내놨다. 이날 '인구위기 극복을 위한 중장기 정책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고영선 박사(한국교육개발원장·중장기전략위 위원)는 저출생 고령화에 대응할 주요 방법 중 하나로 전략적으로 외국 인재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0.92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까지 내려앉았다. 경제활동인구를 예측한 전망치도 어둡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22년부터 2032년까지 경제활동인구가 31만6000명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2012~2022년 증가폭(314만1000명)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고 박사는 외국 인재 활용 방안의 일환으로 외국인 유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 인재 유입형 공적개발원조(ODA)'를 도입해 이 사업 자금으로 장학금을 지급하자는 구상이다.

중장기전략위는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유망한 유학생을 한국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장학금을 받은 유학생들이 추후 국내에 취업해 한국 경제에 기여한다는 선순환도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직업계 고교생에게 재학 중 인턴십을 허용하고 이들이 졸업한 후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비자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했다.

고 박사는 전문인력은 이민을 통해 완전히 정착시키고 비전문인력은 일정 기간 체류하도록 해 생산성 제고에 활용하는 '투 트랙'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인력이란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첨단 분야 우수 인재와 글로벌 명문대 졸업생을 뜻한다. 이들과 같은 고급인력에 각종 인센티브를 주며 한국 사회에 정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중장기전략위 입장이다.

호주는 첨단제조·우주를 비롯한 특정 산업 인재에게 6주 내에 온 가족 영주권 발급 혜택을 부여한다. 영국은 글로벌 톱50 대학 졸업생이 2~3년 동안 거주하며 첨단산업 분야에서 취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비자를 발급해준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세계 각국은 AI 등 첨단 분야에서 우수 외국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 또한 뒤처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 박사는 비전문인력에 속하는 저숙련인력 활용도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체류자의 가사·돌봄 분야 취업을 허용하고 인력 부족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허가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발표했다.

중장기전략위가 외국인력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외국인이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중장기전략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에서 외국인 비중이 1%포인트 늘면 경제활동인구는 32만5000명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외국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일본의 외국인 전문인력은 2012년 12만4000명에서 2022년 48만명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은 5만명에서 5만1000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 비율을 봐도 한국(3.2%)은 싱가포르(38.0%) 독일(16.8%) 영국(14.3%) 미국(13.9%)을 비롯한 주요국보다 훨씬 낮다.

저출생 사업을 통폐합해 가족수당을 신설하는 방안도 이날 제시됐다. 정부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저출생 관련 예산으로 총 280조원을 지출했다. 기존 아동수당·부모급여·자녀장려세제 등을 통폐합하고 수혜자의 체감도가 높은 정책을 새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장기전략위의 설명이다.

혼인·첫 출산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와 신혼·출산가구의 비수도권 주거 지원 강화도 제안했다. 늘봄학교 관련 무상지원을 늘려 교육 격차를 완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권역별 거점 육성과 '부(副)거주지' 제도 도입을 통한 지방균형발전, 중소기업 혁신,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 등 방향성에 대한 제언도 있었다.

[이희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