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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런던베이글뮤지엄 노동자 “수습 3개월 동안 매달 ‘쪼개기’ 계약” 등록일 2025.11.11 09:35
글쓴이 한길 조회 854

청년노동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이 노동자들에게 1·2·3개월 단위 초단기 근로계약을 강요해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초단기 계약은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지만, 정규직화를 회피함과 동시에 고용불안을 조장함으로써 노동자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런베뮤뿐 아니라 운영법인인 엘비엠은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 같은 초단기 계약을 강요해왔는데, 법인 전체에 대한 근로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수습 끝나도 월 단위 근로계약”

 

<매일노동뉴스>는 29일 런베뮤 운영법인인 엘비엠에 속한 모 카페 브랜드에서 일한 A씨와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8일에는 런베뮤 노동자 B씨와도 인터뷰했다. 참여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의 근로계약서를 열람했고,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가공했다.

 

A씨와 B씨는 “엘비엠과 수개월 단위 ‘쪼개기 계약’을 맺었다”고 입을 모았다. 수습기간 3개월 동안 매달 근로계약서를 다시 쓴 사례도 있었다. 관리자들은 “회사와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만 설명했다고도 전했다. 런베뮤에서 주 80시간 근로를 하다 과로사로 숨진 고 정효원(26)씨도 생전 14개월 동안 3·4·7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었다.

 

B씨는 “채용공고에 별다른 설명이 없어 당연히 정규직이라고 생각하고 입사했는데 몇 달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었다”며 “수습이 끝나면 정직원이 되는 줄 알았는데 단기계약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런베뮤만 쪼개기 계약이 만연한 건 아니었다. 엘비엠의 다른 카페 브랜드도 월 단위 근로계약을 맺었다.

 

A씨는 “직원들은 ‘핫한 브랜드니까’라거나 ‘업계가 원래 이렇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3개월 단위 말고도 1·2개월 단위 근로계약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이 같은 초단기 계약이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사업주 입장에서는 2년 이상 고용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을 회피할 수 있고 퇴직금 지급 부담도 없다. 반면에 노동자 고용은 불안해진다.

 

장종수 공인노무사(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사무처장)는 “쪼개기 계약은 불법에 근접한 편법”이라며 “고용불안을 지속적으로 야기하며 회사는 장시간 일하는 분위기나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근로계약기간 공유하면 시말서”

 

런베뮤에서 노동자를 통제하는 방법은 쪼개기 계약 말고도 있었다. 직원 간 계약기간 공유는 금지됐다. 계약기간을 공유하면 시말서를 써야 했다. 본지가 런베뮤의 모 지점 관리자들이 포함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을 살펴보니 한 관리자가 “인턴이 휴게시간에 10분 늦게 복귀해 시말서를 쓸 예정”이라고 팀장에게 보고한 경우도 있었다.

 

장종수 노무사는 “시말서가 쌓이면 그 자체로 해고와 징계 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기업이 노동자와 고용관계를 끊고 싶을 때, 부당해고 혐의를 방어할 때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가장 악랄한 노무수단”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자들은 사쪽이 근속을 유인하기 위해 근로계약 기간과 ‘정착지원금’을 활용한다고도 말했다. A씨와 B씨는 “엘비엠이 근무지 중 업무강도가 가장 높았다”고 말했는데, 단기 퇴사자가 많은 데다 업무강도에 비해 인력충원이 되지 않아 ‘근속자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3개월 수습기간 동안 약속된 급여보다 10% 적게 책정된 근로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속 일하면 이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A씨는 “팀장이 ‘9개월 이상 일하면 수습기간 때 깎인 돈을 돌려준다’고 말했다”며 “채용공고에 써있는 정착지원금이 내 월급을 돌려받는다는 의미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장 노무사는 이 같은 근로계약은 최저임금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런베뮤 노동자들은 최저시급으로 계산된 기본급을 받는데, 최저임금법 5조2항에 따르면 1년 이상의 근로계약을 체결해야만 최저임금보다 적은 수습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 노동자들은 월 단위 초단기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해당 조항에 위반한다는 주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날부터 서울 종로 런베뮤 본사와 인천점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에 들어갔다. 과로사 의혹과 함께 불법·위법적 근로계약 문제가 엘비엠 모든 브랜드에서 제기된 만큼 감독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나온다.

 

장 노무사는 “이번 사태로 제과·제빵업계 포괄임금제 문제 등도 함께 불거진 만큼 근로감독을 기업 전체와 산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 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매일노동뉴스 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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