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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부발전 상생결제로…협력사 임금체불 걱정 등록일 2025.12.09 10:08
글쓴이 한길 조회 688

충청남도 태안에 본사를 둔 코웨포서비스는 지난 3년간 한국서부발전의 시설 관리와 보안·위생 서비스를 수행한 비용으로 304억원을 받았다. 이 중 직원 임금 22억원은 회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직원 계좌로 입금됐다. 발주처인 한국서부발전이 코웨포서비스 직원 노무비를 상생결제를 통해 지급했기 때문이다. 지정된 날짜에 원청에서 바로 임금이 지급되자 협력사 직원 생계에도 숨통이 트였다.

중소기업 결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상생결제가 올해로 운영된 지 10년을 넘어서면서 상생결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중견기업이 제도를 직접 도입하거나 원청에 도입을 요청하는 기업이 증가했다. 이들은 협력사와의 대금 결제가 투명해지고,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는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상생결제 사업을 운영하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따르면 2015년 도입 첫해 206곳에 그쳤던 상생결제 도입 기업은 올해 10월 누적 829곳으로 늘었다. 결제액도 2015년 2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180조3000억원으로 7.3배 불어났다. 재단 관계자는 "동반성장 평가에서 가점을 받으려고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회사, 협력사에서 요청해 상생결제를 도입하는 신규 회사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생결제는 '구두신용'에 기댔던 중소기업 결제 시스템에 예측 가능성을 더했다. 기존에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등 사업을 발주한 원청은 1차 협력사에 대금을 모두 지급하는 형태였다. 이후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에 순차적으로 대금을 보냈지만 대금 지급이 약속보다 늦어지거나 계약과 다른 금액이 입금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상생결제를 활용하면 원청이 금융사 약정 계좌에 대금을 이체하고, 결제일에 각 하위 협력사로 대금이 이체된다. 대금 지급까지 최대 60일이 걸리고, 대금 규모와 지급 방식이 공개되지 않던 기존 결제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기존 결제 방식은 물품 구입 후 60일 이내에 판매대금을 지급하게 된다. 상생결제는 이 지급 기한까지 생기는 빈틈을 메운다. 대금 지급 기한인 60일 이전에 운용자금이 필요해지면 기업이 물건을 팔고도 유동성 위기에 처하는 일이 발생했다. 상생결제 제도에서는 대금 지급 전 현금이 필요해졌을 때 4~6%의 저금리로 미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사업을 발주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신용도를 협력사에도 적용하기 때문이다.

상생결제로 협력사의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기면 현장 안전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서부발전은 HD현대삼호에 태안발전본부의 저탄장 옥내화 건설공사(야외 보관 석탄을 실내에서 보관하도록 하는 공사)를 맡겼는데, HD현대삼호가 2023~2024년 622억원의 기성금과 선급금을 받아 협력사인 한맥중공업에 112억원을 지급했다. 하위 협력사에 자금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돌면서 500명이 일하는 작업장에서 중대재해 사건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구미건설본부에서는 협력사인 금호건설에 2년간 2085억원의 기성금을 지급했고, 이후 성우이앤씨 등 협력사도 235억원을 바로 지급받았다. 한국서부발전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상생결제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민간기업 최초로 상생결제에 계정 분리 시스템을 도입해 자재와 장비, 노무비 등을 투명하게 관리한 포스코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상생결제 활용 기업은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 평가나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등에서 가산점을 받는다. 중견·중소기업은 상생결제로 지급한 금액의 일정 비율에 대해 법인세·소득세 공제 혜택을 받는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측은 상생결제를 확산하기 위해 협약 금융기관을 13곳으로 늘리고, 2차 이하 협력사가 받을 납품 대금을 보관하는 '전용 예치계좌'를 개설해 운용하고 있다. 재단 측은 "상생결제 제도 우수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공유해 제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출처

서부발전 상생결제로…협력사 임금체불 걱정 '뚝'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