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공은 26만7021원으로 10년 전(12만9095원)보다 2.07배 올랐다. 한 달 근무일수를 22일로 계산하면 월 인건비는 284만원에서 587만원으로 뛰었다. 철근공은 같은 기간 12만8252원에서 26만137원으로 갑절 이상 올랐다. 특히 작업반장과 비계공, 철근공, 용접공 같은 핵심 4개 직군의 평균 노임 단가는 최저임금이 10.9% 올랐던 2019년 한 해 동안 13.5%나 뛰어올랐다. 그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4%였던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폭증'이다. 소비자 물가가 5.1% 급등한 2022년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건설업 노임 단가는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2018년과 이듬해 최저임금이 2년 연속 10% 이상 급등해 건설 분야도 임금협상을 하는 데 홍역을 치렀다"며 "당시는 다 올려줘야 하는 분위기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임금은 급등한 반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건설 현장 근로 시간은 줄었다. 건설업체 현장 담당 임원은 "잡역 인부가 아닌 기능직은 인력 감소와 고령화로 현장에서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 탓에 노임을 더 주고 서로 데려오는 게 관행이어서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A아파트 건설 현장소장은 "10년 전 한 인부의 업무량이 하루 100이라면 지금은 70도 채 안 된다"며 "중대재해 처벌과 노조원과 비노조원 간 근무 시간 차이도 복합적으로 인건비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인건비가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27% 안팎이다.
인건비가 급등하자 주택업계는 공장에서 사전 제조작업을 늘리고, 모듈러 주택과 건설로봇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B사 관계자는 "현장에서 인력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거푸집을 비롯한 몇 가지 작업은 공장에서 PC(프리캐스트) 공법으로 미리 만들어오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당시 공사 현장에서 감소했던 건설노조의 활동도 되살아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 노조단체가 와서 일을 맡기라고 압박하는 일이 한때 사라졌다가 다시 횡행하고 있다"며 "노조원 업무량은 비노조원의 절반밖에 안 돼 줄이고 싶지만 안 쓰면 현장 앞은 시위로 온통 시끄럽다"고 전했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건설 현장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콘크리트 타설이 대표적이다. 콘크리트는 레미콘을 꾸준히 부어 중도에 일부분이 굳지 않도록 '연속 타설'하는 게 중요하다.
한 대형 시공사 관계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일하는 인부들 근로 시간을 고려하면 밤늦게까지 이뤄져야 할 연속 타설은 불가능하고 방수 처리 후 다음 날 다시 타설하는 방식으로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그러한 타설로 콘크리트를 굳히면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웬만한 공사엔 3년은 족히 걸리고 일부 공사 기간 지연으로 준공이 늦춰지기 일쑤다. 하지만 TSMC는 2022년 일본 구마모토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지 22개월 만인 최근에 준공했다. 4교대 근무로 24시간 쉼 없는 공사 작업으로 이뤄낸 결과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야간 공사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숙련공과 비숙련공 사이 임금 차등화도 분명하게 두는 등 인건비 조정을 거쳐야만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찬동 선임기자 / 서진우 기자 / 한창호 기자 / 이윤식 기자]
*노무법인 한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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