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이재명 대통령이 IBK기업은행에서 발생한 임금체불 논란과 관련해 공공기관 총인건비제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해결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장기간 이어진 노사갈등의 핵심 원인으로 제도 문제가 지적되면서, 기업은행 사태를 계기로 총인건비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기업은행 노사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갈등
21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금융위원회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기업은행 임금체불 문제로 말이 많다”며 “총액인건비 때문에 돈이 있어도 주지 못하는 공공기관이 이곳 말고도 몇 군데 있는 것 같다. 대통령실 정책실에서 챙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총인건비제는 공공기관별로 인건비 총액 상한을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임금을 집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IBK기업은행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총인건비제를 적용받는다.
이로 인해 기업은행은 성과급을 충분히 지급하지 못했고, 시간외근무에 따른 수당 역시 금전 보상 대신 보상휴가로 대체해 왔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실제로 보상휴가를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임금체불이라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노동자 1명당 사용하지 못한 보상휴가 일수는 약 35일에 달한다. 이를 수당으로 환산하면 1명당 약 600만원, 전체 규모는 약 780억원이다. 지부는 이 금액이 체불임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금체불과 성과급을 둘러싼 올해 노사교섭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노사관계는 지난해부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지부 설립 52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단독파업에 나서며 사쪽에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반면에 사쪽은 체불임금 지급과 성과급 요구에 대해 “총인건비제로 인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기업은행지부 행장실 점거
사쪽은 이달 17일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3차 조정회의에서도 특별성과급 지급을 핵심으로 한 중노위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았고, 중노위는 조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기업은행지부는 18일부터 은행장실을 점거해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노사갈등이 아니라 제도적 한계가 빚은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한다. 특히 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공공성과 함께 민간은행 수준의 업무 강도를 동시에 요구받는 특수한 지위에 있으면서도, 인건비 규제는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적용받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지부는 “총인건비제 문제가 대통령의 공식 지시 사항이 된 만큼, 금융위원회와 대통령실 정책실이 어떤 개선안을 내놓을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기업은행뿐 아니라 공공기관 전반의 인건비 제도가 현실에 맞게 손질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업은행 노사는 올해 7월 체결한 지난해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시간외수당 차액 209억원을 총인건비에서 제외하고 노동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해 주목을 받았다. 노사합의는 금융위원회 결정에 따른 것으로, 총인건비제 개선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임세웅 기자 imsw@labortoday.co.kr 노동존중 사회를 향한 여정을 기록합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s://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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