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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별 이유로 승진 기회 박탈은 차별 처우라는 판정 등록일 2024.12.12 11:26
글쓴이 한길 조회 1944

주식회사 A(‘사건① 사업주’ 또는 ‘사건① 회사’)는 검사, 검증, 시험 및 인증 관련 서비스업 등을 행하는 법인이며, 전국에 16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주식회사 A에 2006년 11월6일 입사해 파트장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하던 B(‘사건① 근로자’)가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신청한 2018년 11월1일자 이후 파트장에서 시험원으로 강등됐고,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이후 매년 승진에서 탈락했으며, 2023년 2월16일자 승진에서 탈락함으로써 차별적 처우를 받았다고 차별시정신청을 제기한 사건이다.

초심 지방노동위원회는 사건①에 대해 A사에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여성 중에도 승진한 사례가 존재하고, 평균 승진 소요기간에도 남녀 간 큰 차이가 없으며, 근로자 B의 육아휴직 복귀과정에서 이뤄진 조치가 성차별적인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차별시정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했고, 근로자는 판정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했다.

[사건② 개요]

주식회사 C(‘사건② 사업주’ 또는 ‘사건② 회사’)는 농업용 기계인 트랙터·콤바인 등을 제조·판매하는 법인이다. 본 건은 주식회사 C에 1999년 11월12일 입사한 D, 2006년 8월1일에 입사한 E(‘사건② 근로자들’)는 주식회사 C에 각각 국내 사업본부의 영업지원 업무를 담당하던 중 2023년 3월22일 승진심사에서 성별에 의한 차별적 처우를 받았다고 차별시정 신청을 제기한 사안이다.

초심 지노위는 사건②에 대해 승진의 결과가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따른 것이 아니라 직무상의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각각 이 사건 근로자들의 차별시정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했다. 사건② 근로자들은 판정에 불복해 재심을 각각 신청했다.

판정 요지

두 사건 모두 고용상 성차별에 대한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사건으로 사건①의 쟁점은 차별처우의 비교대상 근로자 선정 기준 문제와 차별처우 유무 및 합리적 이유 여부다. 사건②는 승진에서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 초래 여부 및 승진 평가기준의 정당성 여부에 있다.

사건①과 관련한 쟁점은 이렇다. 첫째, 차별처우의 비교대상 근로자 선정 기준 문제와 관련해 육아휴직자에 대한 외관상 성차별적 처우라는 점이 명백하지 않아도, 육아휴직 등을 이유로 차별을 하는 경우 결과적으로 육아휴직을 더 많이 사용하는 여성 집단에게 불리한 효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는 간접차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외관상 중립적인 기준에 따를 때 실질적으로 승진에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는 다른 성별의 비교대상자 선정이 요구된다. 육아휴직이라는 요인을 중립적인 것으로 보아 단순히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녀를 비교한다면 왜곡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므로, 비교대상 근로자는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이 아니라, 육아휴직을 사용함에 따른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은 남성’으로 선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둘째, 차별처우 유무와 관련해 근로자가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파트장 해제와 시험원으로의 전직 및 이로 인한 저평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 경우 객관적인 승진자격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승진에서 탈락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승진탈락은 차별 또는 불리한 처우라고 판단했다. 한편 합리적 이유와 관련해 사업주가 근로자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후 복귀과정에서 파트장에서 시험원으로 강등하고 종전과 전혀 다른 직무로 배치한 조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육아휴직자를 차별하는 규정도 정당성이 없으므로 불리한 처우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

사건②와 관련한 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승진에 있어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 초래 여부다. 영업관리직의 경우 전원 남성으로, 영업지원직의 경우 전원 여성으로 구성한 상황에서 영업관리직 남성근로자보다 3년간 인사평가 평균이 동일하거나 높은 영업지원직 여성근로자 2명은 모두 승진에서 탈락했다. 반면 영업지원직 여성근로자와 동일하거나 더 낮은 점수의 영업관리직 남성근로자들 4명 중 3명은 승진했다. 승진에 있어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승진 평가기준의 정당성 여부다. 영업관리직의 경우 전원 남성으로, 영업지원직의 경우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사업주가 승진심사시 여성직원으로 이루어진 영업지원직은 충족할 수 없는 ‘매출 점유율’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사용한 것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중앙노동위원회는 판정했다.

판정 의의

2022년 5월19일부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고용상 성차별에 대한 노동위원회 구제제도가 시행됐다. 본 사안들은 바로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중노위에서 고용상 성차별이 인정된 두 개의 사안이다.

사건①에서 육아휴직자에 대한 승진차별이 간접차별로서 비교대상자를 육아휴직을 사용함에 따른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은 남성’으로 선정하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이로써 간접차별로 인한 불이익을 외관만으로 파악하지 않고 보다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별처우 유무도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사용으로 객관적인 승진자격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승진에서 탈락한 것으로 보고 고용상 차별에 대한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문제는 간접차별에 대한 법리를 떠나 회사에서 취업규칙상 육아휴직자에 대한 차별을 명시하거나, 이를 개정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등 성차별적 태도가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선 기업의 성차별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사건②에서는 외견상 중립적인 기준을 적용해 남녀를 동일하게 처우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 조건을 충족하는 여성이 현저히 적고, 그에 따라 여성이 불리한 경우 성차별로 인정한 사례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차별에 대해 중노위가 시정명령한 것에 의미가 있다. 본 사안에서 구조적 성차별은 특정 직급 이상의 남녀비율로도 드러난다. 2022년 6월 기준 2급갑 이상의 직원 155명 중 남성은 96.7%를 차지했고, 여성은 3.2%에 불과했다. 일선 기업의 여성관리자 비율이 20%를 밑도는 상황을 고려해도 본 사안에서 여성근로자에 대한 유리천장이 매우 심각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사안 모두 초심 지노위에서는 성차별이 아니라고 판정했으나 중노위가 바로잡았다. 노동위원회는 그동안 사용자측의 인사권의 재량을 넓게 인정하면서 외관상 명확히 파악되는 차별이 아니라면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를 인정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부지불식간에 노동위원회의 성평등 인식의 척도를 드러낸 것은 아닌가 씁쓸했다. 노동위원회는 고용상 성차별을 판정하는 주체로서, ‘성차별 개선’ 취지에 맞는 신중한 판단을 기대한다.


* 출처: 매일노동뉴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0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