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말

HOME > 정보센터 > 노동소식

제목 주4일이든 4.5일이든 기업 자율에 맡길 일 등록일 2025.06.12 12:47
글쓴이 한길 조회 297

국민의힘이 월~목요일은 하루 9시간씩 근무하고 금요일 오후를 쉬는 주 4.5일제를 도입하자는 공약을 내놓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주 4일제 도입까지 주장했다. 경쟁적으로 근로일수를 줄이겠다는 것인데, 6·3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주 4일이든 4.5일이든, 그 도입 여부는 입법이 아니라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것이 옳다.

근로시간 제도는 산업과 기업별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져야 한다. 24시간 고객 지원이 필수인 서비스업, 생산 라인이 계속 가동돼야 하는 제조업, 프로젝트 기반으로 업무가 진행되는 정보통신(IT) 업계의 근로 형태가 같을 수 없다. 기업마다 각각의 고유한 운영 방식을 갖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을 무시한 채 정치권이 획일적인 근로시간 제도를 강요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더욱이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시간당 53.3달러로 38개국 중 33위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주력 산업의 생존을 걱정하는 격변기에 생산성을 높일 생각은 안 하고, 근로일수 단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무책임하다. 지금은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경직된 주 52시간제 개선 등 노동시장 유연화에 집중할 때다.

주 4일제나 4.5일제가 일부 기업에서는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지만, 이는 기업 문화 개선과 업무 방식 혁신, 직원 역량 강화 등 다양한 요인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획일적인 도입은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제품과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게다가 모든 직원이 근로일수 단축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 스톡옵션을 비롯한 보상이나 복지 혜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원도 많다.

그러므로 근로시간 결정은 기업의 자율에 맡기고, 정부는 기업들이 다양한 근무 형태를 실험하고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근로자의 표심을 겨냥한 포퓰리즘적 공약 경쟁은 중단돼야 마땅하다.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노동생산성 제고와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다.


출처 : https://www.mk.co.kr/news/editorial/11292192


한길 블로그 : https://blog.naver.com/hanguilhrm/223896775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