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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같은 대표라도 별개 실체인 두 회사 간 인사명령은 '전적' 등록일 2024.02.23 11:07
글쓴이 한길 조회 67
대상판결 / 서울행정법원 2023. 8. 31. 선고 2022구합56371 판결

판결요지

원고 회사(씨스포빌 주식회사)는 강원 삼척시에, 정도산업은 경북 울진군에 각각 주소지를 두고 독립된 법인으로 설립돼 있다. 별개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법인세 및 각종 세금을 납부했으며, 각기 정관 및 취업규칙을 갖추고 결산, 재무제표, 손익계산서 작성 등 회계를 독자적으로 관리하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고용보험 가입 등도 법인별로 별도로 이루어졌다.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은 대표이사와 지배주주 구성이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으나 동일한 것은 아니다. 자산도 각각 분리·독립되어 있으며 운항하는 선박과 항로, 직원 현황도 모두 다르다.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의 실질적 대표가 동일하다는 등의 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별개의 실체로서 존재하는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을 하나의 회사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 회사가 참가인들을 정도산업 업무에 종사하게 한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은 전적에 해당한다.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이 무효인 이상 전적에 따라 원고 회사와 참가인 김○○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고, 참가인 김○○의 사용자는 여전히 원고 회사이므로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휴업을 취소하고, 휴직기간에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의 구제명령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더구나 참가인 김○○에게 이 사건 휴업을 통지한 것은 원고 회사였다).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1. 1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중앙2021부해1500 부당인사발령 및 부당휴직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3. 5. 28. 설립되어 상시 약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해상여객운송사업 및 휴양콘도 운영업 등을 하는 법인이다(이하 ‘원고 회사’라 한다).

나. 피고보조참가인들(이하 개별적으로는 ‘참가인 박성모’ 등으로 지칭하고, 통틀어 지칭할 때는 ‘참가인들’이라 한다)은 원고 회사 소속 선원으로, 원고 회사로부터 아래와 같은 인사발령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이라 한다).
<표 생략>

다. 원고 회사는 2021. 7. 19. 참가인 김○○에게 ‘코로나 19로 인한 여객감소 및 미 운항으로 인하여 참가인 김○○을 2021. 7. 13.부터 2022. 3. 31.까지 휴업시킨다’는 내용의 휴업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휴업’이라 한다).

라. 참가인들은 이 사건 각 인사발령과 이 사건 휴업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21. 8. 23. 동해선원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마. 동해선원노동위원회는 2021. 10. 19.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은 부당한 전적이고, 이 사건 휴업은 부당한 휴직이라고 판단하여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인정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

바. 원고 회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여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였다.

사.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 14.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은 참가인들의 소속 법인을 변경하는 전적에 해당하는데,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반면, 참가인들의 생활상 불이익이 크고 참가인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부당하다. 이 사건 휴업은 휴직에 해당하나, 경영상 필요성이나 참가인 김○○이 휴직 대상자로 선택된 합리적 근거가 인정되지 않고, 참가인 김○○의 생활상 불이익이 크며, 참가인 김○○과 성실한 협의를 하지 않아 부당하다.’라고 판단하여 위 초심판정을 유지하여 원고 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는데, 다만 초심판정의 구제명령을 ‘참가인들에 대한 인사발령을 취소하고 인사발령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 차액을 지급하고, 참가인 김○○에 대한 휴직(이 사건 휴업을 의미한다)을 취소하고 휴직기간에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 차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변경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회사 주장 요지

1)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의 정당성

가)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은 대표자가 실질적으로 박△△으로 동일하고, 자본·임원 구성이나 영업활동 등이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동일한 울릉도-독도 노선의 여객선을 운항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참가인들도 노동위원회 단계에서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을 전보로 취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은 전보에 해당하고, 전보로서의 정당성도 갖추었는바, 이를 전적으로 보아 전적에 관한 정당성 판단기준을 적용하여 동의절차 결여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설령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을 전적으로 보더라도, 원고 회사의 모든 근로자의 근로계약서상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 간 교차 승선이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고, 교차 승선 과정에서 이의가 제기된 사실이 없었으므로 전적에 대하여 묵시적 또는 포괄적 동의가 있었거나 동의절차를 요하지 않는 관행이 형성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각 인사발령 과정에서 명시적인 동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휴업의 정당성

가) 이 사건 휴업은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는 데다가 근로자들의 계속적 근로를 유지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로서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정당하다.

나)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이 전적에 해당한다면, 전적에 따라 참가인 김○○과의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한 원고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휴업의 취소와 휴업기간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도록 명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위 구제명령 부분은 위법하다.

나. 판단

1) 이 사건 각 인사발령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1) 근로자를 그가 고용된 기업으로부터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겨 다른 기업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이른바 전적(轉籍)은, 종래에 종사하던 기업과 사이의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거나 근로계약상의 사용자의 지위를 양도하는 것이므로, 동일 기업 내의 인사이동인 전근이나 전보와 달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생긴다. 나아가 기업그룹 등과 같이 그 구성이나 활동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사회적 또는 경제적 활동을 하는 일단의 법인체 사이의 전적에 있어서 그 법인체들 내에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다른 법인체로 근로자를 전적시키는 관행이 있어서 그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와 같은 관행이 그 법인체들 내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그 구성원이 일반적으로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아니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5두9873 판결 등 참조).

(2) 근로자의 동의를 전적의 요건으로 하는 이유는, 근로관계에 있어서 업무지휘권의 주체가 변경됨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을 불이익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인바, 다양한 업종과 업태를 가진 계열기업들이 기업그룹을 형성하여 자본·임원의 구성·근로조건 및 영업 등에 관하여 일체성을 가지고 경제활동을 전개하고, 그 그룹내부에서 계열기업간의 인사교류가 동일기업 내의 인사이동인 전보나 전근 등과 다름없이 일상적·관행적으로 빈번하게 행하여져 온 경우, 그 그룹 내의 기업에 고용된 근로자를 다른 계열기업으로 전적시키는 것은, 비록 형식적으로는 사용자의 법인격이 달라지게 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업무지휘권의 주체가 변동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으므로, 사용자가 기업그룹 내부의 이와 같은 전적에 관하여 미리(근로자가 입사할 때 또는 근무하는 동안에) 근로자의 포괄적인 동의를 얻어 두면, 그때마다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더라도 근로자를 다른 계열기업으로 유효하게 전적시킬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8조 제1호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 체결시에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소정근로시간·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 등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되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근로자의 특정기업에의 종속성을 배려하여 근로자의 보호를 도모하고 있는 위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기업그룹 내의 전적에 관하여 근로자의 포괄적인 사전동의를 받는 경우에는 전적할 기업을 특정하고(복수기업이라도 좋다) 그 기업에서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 등의 기본적인 근로조건을 명시하여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다11695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의 성격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의 실질적 대표(박△△)가 동일하다는 등의 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별개의 실체로서 존재하는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을 하나의 회사로 볼 수 없는바, 원고 회사가 참가인들을 정도산업 업무에 종사하게 한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은 전적에 해당한다.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이 전보에 해당한다는 원고 회사 주장은 이유 없고,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전보의 정당성에 관한 원고 회사의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원고 회사는 강원 삼척시에, 정도산업은 경북 울진군에 각각 주소지를 두고 독립된 법인으로 설립되어 있고, 별개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법인세 및 각종 세금을 납부하였으며, 각기 정관 및 취업규칙을 갖추고 결산, 재무제표, 손익계산서 작성 등 회계를 독자적으로 관리하였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고용보험 가입 등도 법인별로 별도로 이루어졌다.

(2)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은 대표이사와 지배주주 구성이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으나 동일한 것은 아니고, 자산도 각각 분리·독립되어 있으며 운항하는 선박과 항로, 직원 현황도 모두 다르다.

(3) 참가인들의 근로계약서 제10조(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1) 는 전적이라는 표제하에 제1항에서 “회사는 선원법에 따라 경영 사정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소속을 타 회사(여객선)로 이동시킬 수 있으며”라고 명시하고 있고, 원고 회사는 위 전적 조항을 근거로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을 하였다.

다) 전적에 대한 동의 또는 전적 동의가 요구되지 않는 관행의 유무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7,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참가인들이 전적에 대해 동의를 하였다거나 근로자의 전적 동의가 요구되지 않는 관행이 원고 회사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은 정당한 이유가 없어 그 효력이 없는바, 이와 다른 원고 회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참가인들은 이 사건 각 인사발령으로 정도산업으로 전적되는 데 대해 동의를 한 바 없다. 다만 참가인 김○○이 이 사건 각 인사발령 전인 2021. 5.경 씨스타3호로 가겠다는 말을 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씨스타3호를 운행할 만한 사람이 참가인 김○○밖에 없어 원고 회사 사정을 배려하여 승선 의사를 표시한 것일 뿐이고, 이러한 의사가 씨스타3호 운항이 재개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임은 참가인 김○○이 2021. 5. 31. 원고 회사 관리자에게 보낸 “제가 3호 일항사도 오래 했고 조선도 했었으니 운항하게 되면 제가 맡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하여 알 수 있다.

그런데 씨스타3호는 2020. 8. 31.부터 운항하지 않고 있었고, 정도산업은 2021. 7. 13.해양수산부장관에게 2021. 12. 31.까지 내항정기여객운송사업 휴업 허가를 신청하였으며, 이 사건 휴업의 기간이 2022. 3. 31.까지로 정해진 점 등에 비추어 씨스타3호는 향후에도 장기간 운행할 예정이 없었으므로 참가인 김○○의 전적 동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조항은 전적에 앞서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는바, 원고 회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동의를 얻지 않고 다른 법인체로 근로자를 전적시키는 관행이 원고 회사와 참가인들 간의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었다거나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이 사건 조항 제2항에 “근로자는 본 조 제1항의 절차 처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으나, 전적은 종래에 종사하던 기업과 사이의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거나 근로계약상의 사용자 지위를 양도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상 본질적인 내용을 변경하는 것인 점, 참가인이 체결한 근로계약서상 전적할 기업이 특정되지 않았고, 그 기업에서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 등의 기본적인 근로조건을 명시되지 않은 점, 이 사건 조항 제2항에서 협조의 대상으로 규정한 “제1항의 절차 처리”는 이 사건 조항 제1항에서 규정한 “퇴사와 입사처리의 제반 절차”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조항 제2항은 전적에 대한 포괄적인 사전 동의의 근거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전적 동의 여부를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할 수 있고, 원고 회사가 별개 회사로의 전적을 요구한 것에 대하여 근로자들이 따를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4) 원고 회사 및 정도산업 간 선원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위 각 회사 근로자들은 소속을 구분하지 않고 근로관계가 없는 다른 회사 소유 여객선에 승선하여 근무하였고, 그 과정에서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거나 기존 소속 회사와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았다. 그러나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 간의 선원 교차 승선은 양 법인의 협의에 따라 진행되었는바, 교차 승선은 단순히 원고 회사의 지시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 모두 독립된 사업주로서 각자 자신의 근로자에 대한 독자적인 지휘·감독권을 가지고 어떤 근로자를 교차 승선하게 할 것인지 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교차 승선은 해당 근로자가 소속 회사와의 근로계약 유지를 전제로 다른 회사 선박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거나,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하여 해당 근로자의 동의에 따라 전적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를 근로자 동의가 필요 없는 전적 관행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5) 참가인들은 동해선원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심문 회의에서 ‘원고 회사와 정도산업 간 이동하여 승선(교차 승선)해야 하는 경우 보통 원고 회사가 하루 전날 근로자별로 지원을 가야 한다며 별도로 요청을 하였고, 참가인들은 요청받은 대로 지원을 가지 않으면 배를 운항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회사 사정을 생각하여 어쩔 수 없이 이동하여 승선하였다. 원고 회사에서 정도산업 간 이동에 대해 동의한 적이 없음에도 원고 회사가 지시하는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승선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근로자인 참가인들로서는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용자의 교차 승선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은 운항 중인 원고 회사 소속 선박에서 근무하는 참가인들을 휴업 중인 정도산업 선박에서 근무하라고 명하는 것으로, 이로 인하여 참가인들은 급여2) 가 선원법 제59조, 2021년도 선원 최저임금 고시(2020. 12. 10. 해양수산부고시 제2020-211호)에서 정한 최저임금인 2,249,500원으로 대폭 삭감되었는바, 참가인들은 이 사건 각 인사발령에 동의한 바 없는 데다가 즉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는 등 이의제기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은 종전의 교차 승선과는 그 상황과 성격이 전혀 다르다.

2) 이 사건 휴업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이는 “휴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라 할 것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휴직”이라 함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능이거나 또는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한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그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개별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 의한 휴업을 실시한 경우, 이러한 휴업 역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직”에 해당하는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휴직명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으며, 경영상의 필요를 이유로 하여 휴직명령이 취해진 경우 그 휴직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당해 휴직명령 등의 경영상의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휴직명령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그 휴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1)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휴업은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판단되는바, 이와 다른 원고 회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휴업은 참가인 김○○이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여객감소 및 미운항’이라는 원고 회사의 경영상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선원법 제32조 제1항3) 에서 정한 휴직의 불이익 처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휴업의 정당성은 원고 회사의 위와 같은 경영상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참가인 김○○이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참가인 김○○이 휴업 대상자로 선정된 기준이 합리적인지 여부, 휴업명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된다.

(나)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휴업을 명령할 경영상의 필요나 참가인 김○○을 휴업 대상자로 선택한 합리적 근거에 대하여 구체적·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원고 회사는 2021. 7. 18.부터 2021. 9. 14.까지 사이에 신규 선원 8명을 채용하여 참가인들이 근무하였던 씨스타5호 및 11호에 발령하였다.

(다)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휴업 과정에서 참가인 김○○이나 참가인 김○○이 속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해운지부와 협의를 거친 바 없다.

(라) 위와 같이 이 사건 휴업의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반면에 이 사건 휴업으로 참가인 김○○은 그 의사에 반하여 장기간 선장 직무에 종사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월 임금이 5,037,290원에서 선원 최저임금인 2,249,500원으로 절반 이하로 대폭 삭감되는 불이익을 받게 되었는바, 참가인 김○○의 신분상·경제상 불이익 정도가 통상 근로자가 감내해야 할 수준을 현저히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

(2)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인사발령이 무효인 이상 전적에 따라 원고 회사와 참가인 김○○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고, 참가인 김○○의 사용자는 여전히 원고 회사이므로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휴업을 취소하고, 휴직기간에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의 구제명령을 이행할 의무가 있는바(더구나 참가인 김○○에게 이 사건 휴업을 통지한 것은 원고 회사였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선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참가인 김○○에 관한 구제명령 부분이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원고 회사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 회사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송각엽, 판사 변이섭, 판사 심용아

 같은 대표라도 별개 실체인 두 회사 간 인사명령은 ‘전적’ < 노동판례 < 노동사건 따라잡기 < 기사본문 - 매일노동뉴스 (labortoday.co.kr)